화분 들고 가
들고갔다
초등학교 선생님
사실 1년 더 전이었을지도 모르겠다. 아무튼 열 살이 되기 전이었다.
나는 키순으로 치자면 항상 앞에서 세 번째 정도, 몸무게 또한 앞에서 세 번째쯤 차지했다.
생각해보면 그땐 시력 되게 좋았는데 가족들 중에서 유일하게 안경을 안 쓰고 있었던 때다.
어머니는 내 담임선생님께 화분을 선물하셨다. 당시 내 몸의 절반 정도 되었던 거 같다. 어차피 내가 작은 덩치였으니 큰 화분은 아니었고 화분 때문에 한.. 5kg 되지 않았을까.
문제는 선물로 드린 지 얼마 안 되어서 화분 어딘가가 깨졌던 걸로 기억난다. 담임선생님은 내게 들고 가라고 했다.
우리 집에서 학교까진 한 15분쯤이었다. 나는 그 깨진 화분을 부끄러워하며 품에 안은 채, 중간에 팔이 저려서 멈춰서기를 반복하며 집으로 가져갔다.\
대체 왜, 그 깨진 화분을 왜 부끄러워했던 걸까. 실은 내가 깨뜨린 걸까 그걸 기억 못하는 걸까. 아니면 그걸 안고 가는 내 모습이 창피했나. 어쨌든 나는 그 창피함에 선생님께 한동안 조심스러웠다. 애초에 소극적인 편이었으니 티는 안 났을 거다.
당시 집에 가면 아무도 없었으니 홀로 집에와 조용히 화분을 두었고 밤늦게 엄마가 돌아와서 봤을 것 같다.
엄마도 그 일을 기억한다고 한다. 속상해하셨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