번호 조사

201X.XX.X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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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실에서

종종 학부모님 번호를 적는 종이를 돌릴 때가 있다.

학생번호가 표의 각 행 머릿말을 차지하고, 그 옆 열에는 최소한 두 개의 번호 기입란이 있었다. 나는 그 종이의 하나의 열은 채울 수 없었다.

종이는 앞자리에서부터 시작해 뒤로 넘어갔고 맨 뒷사람이 거두어 선생님께 다시 드렸다. 그렇다면 나의 빈 칸은, 최소한 나의 뒷자리 아이부터 시작해서 보았을 것이다. 그리고 그 중 단 한 명도 나에게 그 빈 칸에 대해 질문하는 일이 없었다.

질문이 없음에 오히려 가슴이 더 쿵쾅거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 더 힘을 써야했다. 나의 아버지는 나와 여전히 연이 있으셨지만, 두 분 사이의 법적인 관계가 끝났었다.

하지만 그러한 관계를 선생님한테 말할 일은 딱히 없었으며 종종 비슷하게 물음이 온다면 어릴 때 이혼하셔서 이젠 잘 몰라요 라는 거짓말을 했다. 그게 제일 쉽게 넘길 수 있는, 불편한 대화를 더 빨리 끝낼 방법이라 생각했다.

그래도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가족 일을 말하곤 했었다. 그렇다면 그 빈 칸을 보았던 친구는, 그 빈 칸을 의식했던 친구는 나를 어떻게 거짓말쟁이로 보거나 가엽게 여겼을지를 걱정했다.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일로 마음이 오래 구겨지지는 않았다.

안 보여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