화초를 왜 키울까

2026.04.09

내가 좋아하는 건 아닌데

회사에서 화초를 왜 키워

회사에서 화초를 키우는 게 공기정화의 목적이라면 끄덕일 수 있다. 하지만 반려동물을 대하는 마음과 같다면 이해는 되는데, 공감까지는 잘 안 된다.

나로서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유가 나를 보면 반기고 리액션이 있고 함께 상호작용하는 데에 애정이 있는 건데 화분에 심겨 그저 자리할 뿐인 화초는 그런 정을 못 느낄 것 같았다.

아니면 씨앗부터 시작해서 내가 물을 주고 살펴보고 분갈이를 해주면서 얘가 잘 자라는 게 보인다면 거기서 뿌듯함과 애정이 쌓이지 않을까. 하지만 엄마한테 받게 된 이 산세베리아류의 다 큰 스투키, 자로 재보니까 흙 표면으로부터 16cm 정도 자라있는 초록이를 보니 그저 장식품처럼 보였다.

화초를 키우면 힐링된다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했지만 나는 얘한텐 그런 맘 안 생길 것 같다.
열심히 모종을 분갈이시켜주던 엄마는 내게 조언을 했다.

“얘는 물 한 달에 한 번만 줘, 얜 그냥 가만히 두면 돼.”

나랑 좀 닮았네.

스키즈 키우는 방법

원래 어디서 살던 애냐면

스투키는 원래 아프리카쪽 건조한, 마른 지역에서 사는 애였다. 뿌리줄기과로 물 부족 환경을 버티는 방식인데, 그래서 잎이 두껍고 단단하고 물을 저장하는 구조가 강하다.

얘를 좀 무뚝뚝한 화분으로 평하기도 하는데, 물 자주 안 줘도 버티고 낮은 광도에서 잘 버티고 생긴 것도 미니멀하니까 인테리어용으로도 좋다. 사무실이든 자취방이든 책상 위에서 잘 산다.

키우는- 관심주는 방법


밝은 간접광이 좋다. 낮은 빛도 견디지만 너무 어두우면 잎이 예쁘게 안 자란다. 그렇다고 강한 직사광에 갑자기 두면 잎이 손상된다.


흙이 마를 때쯤에만 주면 된다. 여름엔 대략 2주간격, 겨울엔 월 1회정도(그냥 잊어도 됨). 사실 배수가 잘되는 흙이 더 중요하다. 물을 줄 땐 한 번에 흠뻑, 받침 물은 버리는 게 best. 최악은 “불안하니까 조금씩 자주 주자” 마인드. 말라 죽기보다 과한 예쁨에 썩어버릴 수도 있다.


말했듯이 배수가 잘되는 흙이 좋다. 물 머금은 흙에 오래 있으면 뿌리, 밑동이 상해버린다.

온도
한 15-24도 정도를 좋아한다. 겨울 창문 바로 옆 찬바람 자리는 별로.

꽃도 필까?
원통형 산세베리아가 성숙하면 향기 있는 꽃을 피울 수도 있댄다. 흔하진 않다.

회사에 데려가니까

어차피 양 옆에 칸막이가 어느정도 되어있으니 베이지 화분에 16cm로 자란 이 쪼끄만 애를 책상 위 어디에 둬도 존재감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다. 모니터에서 눈 아프면 한 번씩 쳐다보려고, 모니터 우측 가에 뒀고, 흙 위에 친구가 뽑아준 개구리 피규어 쪼만한 걸 같이 올려놨다.

그리고 생각보다 얘는 관심을 받았다.

“아까 00님이 지나가다 네 자리 예쁘대. ”

화장실 간 사이에 몰래 예쁨받고.

“어, 스투키네요?”

나는 누가 알려줘야만 알았던 종 이름을 바로 맞추는 상사분도 있고. 관심주지 않는 게 잘 키우는 거랬는데.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도, 꽃을 피우지 않아도 시선을 받았다.

나는 못 줄 것 같은 귀여움을 남들이 주니 그제야 귀여워 보였다.
선물받은 거북이 비즈 두 개도 같이 화분에 올려줬다.